상추와 졸음
link  하늘나리   2026-02-07

상추와 졸음

쌈 채소의 종류가 다양해졌지만, 그 중 대표적인 것은 여전히 상추다. 상추는 국화과 식물로, 한자어로 ‘와거’라고 한다. 에는 와거의 다른 이름이 와채, 천금채라고 했다. 은 백거라는 채소를 별도로 기록하고 있는데, 백거는 백상추를 의미한다. 자색을 띠는 자거(적상추)에 빗대 부른 이름이다. 와거나 백거 모두 상추다.

우리말인 ‘상추’라는 이름은 생으로 먹는 채소라는 뜻의 ‘생채’에서 유래된 것이다. 조선 후기 역사서인 에 “수나라 사람들이 상추 종자를 구할 때 하도 비싸게 사서 천금채라고 하며 고려인들은 생잎에 밥을 싸 먹는다.”라고 기록돼 있다. 중국 수나라 시대는 역사적으로 한반도의 삼국시대였으니 이 기록은 오류라고 보이지만, 고려의 상추가 품질이 좋았고 상추쌈을 고려시대부터 먹었다는 근거로 쓰이는 기록으로 불 수 있다.

상추를 먹으면 ‘졸리다’는 것이 상식이다. 상추의 줄기를 꺽으면 우유빛 액즙이 흘러나오는데, 여기에는 락투카리움이라는 성분이 들어있다. 락투카리움은 알칼로이드 계열의 쓴맛을 내는 물질로, 락투신, 락투세린, 락투신산으로 이뤄져 있다. 이 성분들은 진통 작용과 최면 작용이 있어 졸음을 유발할 수 있다.
이 성분들을 ‘상추아편’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하지만 한의서에는 “상추가 잠을 덜 자게 한다”라고 기록돼 있다. 당나라 때 편찬된 ‘상추 편’에는 “총명하게 하고 잠을 덜 오게 한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도 마찬가지로 기록돼 있고, 에는 총명만 있고 수면에 대한 언급은 없다.

조선시대 정조 24년의 기사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상추는 짜증나는 것을 제거하고 답답한 것을 시원하게 한다. 낮잠도 잘 안 오게 하고 밤에도 역시 잠이 잘 안 온다. 점심 때 졸림을 막을 수 있어 잠을 피하는 처방이라고 할 수 있다.” 역시 잠을 줄인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당시에도 상추를 먹으면 졸리다는 말이 회자되었나보다. 에는 위 글에 이어서 “일반인은 상추를 먹으면 졸리다고 하는데 의서에서는 눈을 밝게 하고 잠이 잘 온다고 했다.”라고 의문을 표시했다. 정약용의 에도 “상추는 비록 잠이 많아지게 하지만, 먹는 채소로 빼놓을 수 없어.....”라는 내용이 나온다.

한의사들 사이에는 태음인이 상추를 먹으면 졸려한다는 말이 있다. 상추를 먹고 졸리면 태음인이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락투카리움이 태음인에게만 민감하게 작용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상추는 성질이 서늘해 몸이 찬 냉체질은 적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한의서에는 “큰 해를 입히지는 않지만 몸을 약간 차게 한다.“ 라고 나온다. 백상추가 적상추보다 기운이 더 차다.

이런저런 고민을 떠나, 요즘 상추로는 졸음이 거의 유발되지 않는다. 일시적으로 졸음이 올지는 몰라도 결과적으로 답답함이 풀어지고 머리는 맑아지며 각성된다. 따라서 수험생이 상추를 먹어야 될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 상추쌈을 먹는다고 바로 졸음이 쏟아지지 않는다. 상추는 수면제와 각성제의 중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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